그저께도 글 썼지만, 


이 사실을 접하고 나서 나는 지금까지도 솔직히 멘탈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이 발표 다음날인 지난 금요일에 굉장히 재미있는 소식을 하나 알게 되었다.


내가 예비합격자 명단에 포함된 대기번호 1번이라는 사실이다.


이 사실은 심지어 한다리 건너서 들었다. 합불만 보고 따로 올라온 공지는 안봤기 때문에...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아니, 불합격이면 불합격이지 거기다 대고 대기번호 1번은 이게 대체 무슨 씨나락 까먹는 소리란 말이냐.


아주 그냥 이미 못질 다 한 관뚜껑을 다시 따서 거기 들어간 시체를 굳이 한번 더 꺼내어 부관참시 하는 수준이다.



이걸 알고 나니 한층 더 속상했다.


내가 뭐 그리 부족하고 못나서 10명도 아닌 9명 중에 6등을 했었어야 하며,


5등과 6등 사이엔 대체 얼마만큼의 간극이 있는 것일까 하고.



그런데 어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바닥을 치고 있을 때,


찬송과 기도조차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그 순간에 너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하나님께서 지금 나에게 이걸 테스트하려고 굳이 손수 이런 상황을 만드신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


이것도 참 어떻게 보면 굉장히 흥미롭기는 하다.


믿음을 테스트하시려 끝까지 희망고문으로 나오는 걸 보면...허허...



솔직히 톡 까놓고 얘기해서 저거 절대 안빠진다. 


누가 힘들게 한전 최종합격을 했는데 그걸 던지고 나올까?




근데, 그냥 묵묵히 기도하기로 했다.


그냥 받아들여야 하고, 받아들이기로 결심해야 할 것 같다.


결과를 생각지 않고, 당장 오만 욕이 쏟아져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이런 상황에서조차 기도하고 부르짖는 연습을 시키신다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여기다만 적는 건데,


실은 합격하면 여기저기 광고(를 빙자한 자랑)를 할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페이스북에 올리고, 카톡 돌리고, 전화 돌리고.


근데 그 생각이 참 잘못된 것이었다는 걸 또 다시 한번 깨닫고 가는 밤이다.


면접볼 때 참 많은 힘이 되었던, 


갈라디아서 1장 10절로 마무리하고 싶다.





10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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