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사이틀

181116 안토니오 파파노&산타 체칠리아&조성진

피욱이 2018. 11. 19. 14:19

야간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3시 55분 SRT에 몸을 실었다.

수서역이 아무리 강남이라 해도 생각보다 머네.

예술의 전당에는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여섯시 반 좀 넘어서 표를 받았다.

오 근데 크레디아 유료회원이라 프로그램북이 공짜네? 이런 적은 처음임 ㅋㅋ

그리고 이놈의 명재놈이 예비군을 안미뤄서 결국 일곱시 20분 다되서 옴.

미리 사둔 편의점음식으로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고 바로 콘서트홀로 입장함.



 


예당을 몇번 와도 합창석은 매번 놓쳤었는데 이번엔 어쩌다 보니 합창석 2연석이네.

근데 이게 나중에 신의 한수가 될 줄이야...ㅋㅋㅋ 가성비 압승 합창석.

 

무튼 첫 곡은 베토벤 교향곡 2번.

악장별로 자세히는 기억 안나지만 1악장이 특히 좋았던 것 같다.

가슴 벅차는 찌릿함을 좀 느낄 수 있었다고 해야될까? 무튼 처음부터 힘 넘치고 좋았다.

무엇보다 안토니오 파파노 지휘가 ㄹㅇ...

합창석이라 표정을 포함한 모든 것이 다 보이는데 며칠 지난 뒤 글을 쓰는 지금에도 그 전율이 잊혀지질 않는다.

 

그렇게 베교협 2번이 끝나고 다음은 우리가 그렇게 기대하고 고대하던 갓-성진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크... 1악장의 카덴차부터 작살난다. 아 막 온 몸에 전해져 오는 이 생동감 넘치는 손놀림.

후기 보니 카덴차때 미스터치나서 살짝 표정 변했었다는데 뒷통수만 보이니 몰랐지 ㅠ

근데 또 합창석에서 보는 맛이 색다른게

지휘자가 다 보이고, 오케도 정말 가까이 보이고

피아니스트의 얼굴은 다 볼순 없지만 한번씩 이쪽으로 고개를 틀 때 보이는 그 악흥에 완전히 젖어버린 표정...

그리고 건반 바로 위 스타인웨이 로고가 있는 부분에 거울처럼 그대로 다 비치는 아리따운 손가락의 현란한 손놀림.

모 클갤러의 말처럼,

조성진은 진짜 정신줄놓고 미친놈처럼 자기 하고싶은 대로 표현할 때가 가장 매력적인 피아니스트가 아닌가 싶다.

거기에 아까까지 열정적인 지휘를 보여준 파파노가 피아노에 맟춰서

과하지도 소극적이지도 않은 적당한 세기의 지휘로 오케를 이끄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아 저게 지휘자구나. 싶었지.

 

그렇게 1악장이 정신없이 끝나고

2악장은 1악장의 그 파워풀함과는 다르게 부드럽게, 차분하게 때로는 밀당하며 진행되었다.

방금 내가 본 그 미친놈은 어디 가고 왠 양이 있으니... 참 신기했다. ㅋㅋㅋ

그리고 대망의 3악장!

아... 그저 당신은...후...하.......

오케와 피아노가 서로 추격하는 부분은 뭐 말할 것도 없고,

명재와 계속 얘기했었던 3악장 종료 30초 전 흐... 지금도 잊혀지질 않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박수갈채...

와 함께 앵콜을 한 곡 했는데, 그게 바로 리스트의 사랑의 꿈 ㅋㅋㅋㅋ

아니 근데 내가 알던 사랑의 꿈은 되게 조용조용하면서 살짝씩 힘 주는 그런 곡인 줄 알았는데

오늘은 왜이렇게 강약 밀당 쩌는거임?

중간에 감정이 격해지는 부분에서 표현이 너무 쩔었고...

사랑의 꿈은 여러 아티스트들 곡을 몇 번이고 들어 봤는데

이번처럼 이런 매력터지는 연주는 난생 처음인 것 같다 ㅠㅠ

그렇게 박수갈채와 함께 갓은 떠나...지않고 사인회 준비 했겠지?

 


인터미션 잠시 쉬고 2부는 그 유명한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음...근데 내 전반적인 감상평은 1부의 2번보다 못했다.

좀 이따 서술하겠지만

어떤 클갤러가 '힘들어하는 오케를 파파노가 멱살 잡고 끌고 가는 하드캐리의 현장이었다' 라는 표현을 했는데

내 느낌상 1부보다 맥빠져 보인 그런 느낌?

특히 4악장은 음? 왜이렇게 힘이 없지 하는 그런 느낌도 들었다.

결론은 운명은 1악장만 들을만 했고 나머지는 그닥.

 


그리고 박수갈채와 함께 앵콜 시전...을 하려 했으나

또 우리 조-줌들께서 1부만 보고 줄서고 2부 끝나고 호다닥 나가는 스킬들을 시전해 주셔서

자리가 눈에 띄게 뻥 빈 사태들이 발생함.

윌리엄 텔 서곡 악보까지 다 펼쳐뒀었다는데,

결국 큰북 연주자는 연주도 못해보고 당일 장 마감함.

그놈의 사인에 뭘 그리 집착을 하는지.

어차피 언젠가 일생에 한번쯤은 받겠지~ 하고 넘기면 될 것을...

파파노와 단원들이 속으로 얼마나 욕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괜히 내가 부끄러웠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좀 더 성숙한 클래식 공연 관람 문화가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무튼 오케만 놓고 보면 명성에 비해 표값이 좀 과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있지만

난 합창석+유료회원 10% 할인으로 봤기 때문에 응 개꿀띠야 ㅋㅋㅋㅋ

하.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