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110을 보러 퇴근하자마자 낙원상가로 무려 한시간 15분을 걸려 갔으나...
코스모스악기는 7시에 퇴근하고 없었다 -_-;
빡쳤지만 공영주차장 마지막 자리를 뺏겼기에.. 비싼 주차장 10분 주차에 2천원 내고 다시 금호아트홀에 도착했다.
금호아트홀 방문자는 지하 3층에 대라느니... 화물 엘레베이터 타고 1층에서 다시 갈아타라느니...
희한하게 지네 그룹 빌딩이 건너편에 있는데 굳이 남의 빌딩에 입주해 있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만 무튼.
개초보같이 표받고 사진찍고 주차등록 하고 ㅋㅋ 들어가서 앉았다.
건물 폭 자체가 그리 넓진 않으니 홀도 생각보다 크진 않고 아담했다.
거의 딸막딸막하게 도착했기 때문에 조금 기다리니 불 꺼지고 안내방송 나오더라.
그래, 이렇게 악장간 박수 치지 말라고 안내를 좀 해주면 얼마나 좋아.
조금 있으니 이넌 바르나탄이 멋지게 걸어나왔다.
1.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L.75
뭐 무튼 앉자마자 바로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연주를 시작했다.
악장별로 설명하긴 힘들어서.. 뭉뚱그려 말하자면,
확실히 조성진보다는 좀더 파워풀한 연주였다. 그렇다고 해서 섬세함이 없는 것도 아니고,
중간중간 섬세함이 느껴지면서 전반적으로는 힘이 넘치는 연주였다.
특히 달빛은 ㅋㅋ 조성진이랑은 확실히 달랐다.
기쁨의 섬 마지막 마디에서 유리구슬 굴러가듯 마무리하는 걸 보고는 살짝 미소가 감돌기도 했다 ㅎ
2. 토마스 아데 피아노를 위한 보이는 어둠
사실 모르는 곡은 듣지도 않고 곡목도 모른 채로 걍 갔기 때문에 듣는 내내 이 곡의 제목이 궁금했다.
살짝 빛이 들랑말랑 하면서 기저에 깔려있는 어둠을 매우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트릴이 많기 때문에, 상당한 테크닉이 필요한 것 같았다.
3. 라벨 밤의 가스파르 for Piano, M.55
난 솔직히 밤의 가스파르가 이렇게 어려운 곡인 줄 몰랐다 ㄷㄷㄷ...
원래 라벨 곡이 그렇다지만, 이 곡은 마냥 씨게 쳐야 하는 곡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여리게 쳐서도 안되는 곡인 것 같은데..
1악장 Ondine은 말 그대로 물의 정령이 수면 위에 떠 있는 것 같았고,
나머지 악장은 사실 멍때리고 들어서 기억이 잘 안난다...
그래도 이런 해석을 접할 수 있어서 상당히 좋았다.
4.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for Piano
음.. 곡을 시작하는 Promenade가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박자와 세기, 그리고 스타카토가 있기 때문에 그 기준에서 좀 벗어났다 싶으면 내 타입은 아닌 것 같다.
다행히 처음에만 그랬지, 나중에 Promenade들은 그래도 괜찮았다.
특히 Gnomus, Il vecchio castello, Samuel Goldenburg and Schmuyle, The hut of Baba Yaga, The Great Gate of Kiev가 너무 좋았다.
Alice Sara Ott의 연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들어보니 이넌 바르나탄이 훨씬 낫다 ㅋㅋ
5. 에곤 페트리 양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 for Piano,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소나타 7번 3악장
비록 사람은 얼마 없었지만, 나를 포함한 청중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소리로 환호해 주었다.
첫 번째 앵콜곡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
곡을 듣는 내내 약간 구름 위에서 뒹굴거리
고 있는 느낌이었고, 숙면할 수 있을 것 같은 곡이었다 ㅎ
앵콜곡 제목이 궁금해진 건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두 번째 앵콜곡은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소나타 7번 3악장.
곡을 모르니 마냥 듣고만 있었는데, 너무 파워풀한(달리 말하면 뭔진 알겠는데 좀 시끄러운 ㅠㅠ) 곡이었다.
내심 아 이분이 현대음악도 하시는 분이니 현대음악이겠지 했었는데 앵콜곡 공지글 보고는 좀 의아하긴 했다.
프로코피에프가 이런 곡도 썼구나 하고.(사실 잘 모름 ㅎㅎㅎ)
전반적인 감상평은, 내 스타일이다. ㅋㅋ
미국계 이스라엘인 피아니스트로, 미국에서 데뷔하고 계속 교육받고
여러 유명 오케들과 같이 연주한 거 보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다만 다 좋은데 한가지 아쉬운게 연주에 취했을 때 왼발을 들썩들썩 한다는 것이다.
왼발은 항상 땅에 정자세로 붙이고 있어야 된다고 배웠고 그렇게 알고 있기 때문에?
근데 뭐 연주만 잘 하면 됐지 ㅋㅋ 좋은 곡 아름답게 들었으면 됐지 뭐 하는 생각이다.
지난 주 살짝 그닥이었던 신지아 바이올린 리사이틀에 비해 너무 좋은 공연이었다.
끝나곤 근처에서 식당 찾다가 순대국 먹고 편의점 가서 간식좀 사먹고 주차비 내고 귀가했다.
아니 원래대로라면 주차비가 1시간 8천원 실화냐...
역시 서울은 돈없으면 못살아. 하고 혼자 중얼거리며 운전해서 돌아왔다.
'공연, 리사이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1002 김정원 피아노 리사이틀 in 광주 (0) | 2018.10.02 |
---|---|
180721 A ★ JAM Vol.1 (0) | 2018.07.21 |
180701 하루키, 애니메이션 거장을 만나다 (0) | 2018.07.20 |
180119 유키구라모토 광주공연 후기 (0) | 2018.01.20 |
180113 조성진 전주공연 후기 (0) | 2018.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