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를 마치고 혼자 코엑스까지 와서 길 잃어가며 탄탄멘공방에 가서 탄탄멘을 오랜만에 맛나게 먹고
할게 없어서 가게들 좀 돌아보다가 잠바쥬스도 사먹어 보고
베리베리? 라는 남아이돌과 그들에 미쳐버린 빠순이들의 카메라 세례도 신기한 듯 쳐다보고
아메리칸 이글 매장을 발견해서 사려고 했던 코트도 시착해 보고
이대로 바로 예당으로 가기엔 뭔가 좀 아쉬워서
바로 옆에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비첸향 베이컨육포도 사고
퐁당쇼콜라도 사고 마카롱도 사먹어 보고 대충 구경 좀 하다가 예술의전당으로 향했다.
그마저도 너무 일찍 도착해서 근처 투썸에서 한시간 정도 오늘 공연의 곡을 좀 듣다가 향했다.
아 근데 투썸에 근무교대한 알바가 숏컷에 그 미모가 너무 취저라서 잠시 심쿵하다 왔다. ㅎㅎ
예당 들어가서는 1층에서 예당을 만들기까지 역사도 잠시 보고 오늘 공연 팸플릿도 겟했다.
무튼 각설하고 오늘의 공연이 열릴 예당 음악당으로 향했다.
예당을 몇번을 와도 IBK챔버홀은 항상 지나쳐만 갈 뿐이었는데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클럽발코니 유료회원으로 예매한거라 그저께처럼 프로그램북 그냥 주나? 싶었는데
응 오늘은 그런거 없지롱. 3천원 주고 삼
공연 전자포스터 앞에서 셀카를 찍으려 하니 어떤 할배가 선뜻 찍어주심. 근데 잘 못나와서 다 지워버림...ㅋㅋㅋ
뒤늦게 예매한거라 B블록 14열, 자리가 별로 좋진 않았다.
거기에다 하필이면 뒷줄에 조줌도 아니고 철지난 '임줌'들이 몇몇 포진해서
지들끼리 임 얼굴 안보인다니 뭐니 별 ㅈㄹ들을 하고 있었다.
하 ㅅㅂ 이런 관크라니... ㅁㅊㄹ들이 졸라 떠든건 맞는데
정작 나중에 공연 시작하고 내가 작품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보니 크게 관크라는 생각은 안들었음.
그렇게 갓-동혁과 갓-수연이 나란히 나와서
첫번째 곡인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E단조 K304를 들려주었다.
보통 소나타는 3악장인데 이건 쓰다 말았는지 희한하게 2악장까지더라.
가기 전 임지영+임동혁 앨범을 듣고 갔었는데 나에겐 확실히 김수연이 더 파워풀하고 섬세한 연주라고 느껴졌었던듯.
아니나 다를까 임의 연주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함.
임은 확실히 호불호가 좀 많은 것 같은데 아 걍 나한텐 무조건 호임.
두 번째 곡은 슈베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4번 D574 '그랑 듀오'
사실상 오늘 공연의 메인 작품이라고 봐도 됨.
난 사실 Fantasie가 더 좋긴 하지만, 이 곡이 그렇게 명곡이라고 하더라.
곡을 잘 몰라서... 전체적인 소감은 둘다 3년전에 낸 앨범보다 더 잘침ㅋㅋㅋ
MP3 그대로 재생을 뛰어넘는 임동혁의 연주와 김수연의 활사위(?) 가 장난이 아니었다.
지난 6월 신지아 리사이틀에서 봤었던 바이올린 줄 끊어짐을 오늘 또 목격했다.
그때는 뭔가... 안타까움? 이 들었었는데 이 날은 오히려 이런 요소가 손에 땀을 쥐게 함 ㅋㅋ
그리고 매우 재미있었던(?!) 관람포인트는 4악장이었는데
임동혁 악보 넘겨주던 페이지터너가 곡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페이지 넘기는 걸 놓쳐버림(!)
임동혁이 거의 주먹으로 악보가 접힐 정도로 세게 넘겨서 지나가긴 했는데
뒤늦게 알고 후다닥 일어나서 악보로 갔을 때 페이지터너의 그 표정이란...ㅋㅋ 이놈 분명히 끝나고 얼차려 조낸 받았을거다.
2부는 내가 기대하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옛날에 만화로 본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무튼 베토벤이 흑인이었던 사람한테 헌정했던 곡이라고.
캬 1악장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서로를 추격하는, 주거니 받거니 하는 부분이 크 너무 좋았다.
이착 펄만 앨범을 듣고 갔었는데 난 솔직히 오늘 임김이 훨배 더 좋았던 것 같다.
이날 이 곡의 관람포인트는...
공연장이 좀 더운 나머지 1악장이 끝나고 임동혁이 손수건으로 잠시 땀을 훔쳤는데
그 손수건으로 같이 땀을 훔친 김수연 ㅋㅋㅋ
악장 간 잠깐의 간극에 관객들이 빵 터질만한 뭔가를 보여준 건 이때까지 내가 관람했던 공연 중 처음인듯.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ㅋㅋ)
그렇게 2악장, 3악장도 둘다 미스터치 없이 절도 있게 깔끔하게 잘 끝내고는
앵콜로 마스네 '타이스의 명상곡' 을 아름답게 들려주고는 공연이 막을 내렸다.
이날 공연 전 너무 싸돌아다녀서 그런지 공연을 좀 많이 피곤한 상태에서 봐서...
제대로 된 후기를 쓰질 못하겠다. 그게 내심 속상하네
그리고 살짝 무리해서 공연 관람하는 건 가급적 안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도 조금은 든다.
표값도 할인 받았기에 망정이지 제 값 주고 보기엔 확실히 비쌌고.
그냥 3년 전에 못 갔고, 둘의 기량을 보고 싶었기에 가긴 했지만
다음엔 너무 무리하지는 말아야겠다.
(아, 이 사진은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씨? 인듯. 명함 건네주는 거 힐끗 보고 이름 파악함. 유명한가 싶어서 찍어봄)
무튼 잘 다녀왔으니 됐고, 내년에는 훌륭한 아티스트의 감동적인 공연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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