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에 무난히 11일 예술의전당 티켓팅을 성공하고 1월 둘째주를 아기다리고 어기다리다가
웬걸 둘쨰주 월요일에 영문모를 A형독감을 맞이해버렸다...
아마도 지난 12월에 자기관리를 개판으로 해버려서 가뜩이나 면역력이 낮아져 있는 상태에서
연말연시는 서울에서 즐겨보겠다고 옷도 대충입고 마스크도 안쓰고 사람많은 밖에 장시간 있었던게 화근인 것 같다
(그나저나 상무 최정섭이비인후과... 내가 독감인걸 인지조차 못하다니 다시는 안간다.
여러분 광주 남구 드림이비인후과 선생님 잘봐주세요)
뭐 무튼 표는 중고나라에 1.8배에 올렸더니 어떤 아주머니가 맨 처음 연락와서 사겠다고 하더니만
자꾸 네고를 쳐대서 딱 -2까지 해주고 더 이상 안된다고 잘랐더니만 바로 입금해줬다
사실 1.8배 이상에도 팔 수 있었을텐데 뭐 어쨌든 웃돈받고 팔았으니.
문제는 이게 엄청나게 기대하던 공연이라 그런가 분명 P를 받고 팔았음에도 별로 기분이 안좋았다...ㅠ
(결국 그 돈은 ES100 사는데 들어갔지 ㅎㅎ)
병원에서 가택연금 5일 진단서를 끊어줘서 병가를 썼기 때문에 회사는 안나가서 좋았지만
눈은 미친듯이 계속 오고 집밖으로 나가진 못하고 정말 심심했다.
(전주한옥마을, 조점례순대국 먹음)
조성진이 전국투어를 한다는 건 알고 있었고 그중에 전주공연도 있었기에
마침 휴일이 공연날이니 이걸 갈까말까 하다가 중고나라에서 겨우 표를 한장 구했다.
그래서 13일 오후로 바뀌기 직전에 전주로 출발.
기점을 광주로 잡으니 생각보다 크게 안멀었다. 집에서 포항가는 수준?
낮에는 한옥마을 관광을 하고 해가 꺼질 때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으로 향했다.
공연 한 30분 전에 도착했는데 역시 사람이 버글버글 겁나 많았다
돈아깝다고 안사던 프로그램북도 사보고 인증샷도 찍고 ㅋㅋ
그렇게 자리에 앉았다
(셀카와 프로그램)
기다리던 갓성진의 등장에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
사실 내가 예매한 공연 보기전 보기 후만 딱 들어가는 클갤에서 11일 후기를 이미 봐버렸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크게 환상은 없었다
음...아니나 다를까 비창은 시작부터 아르페지오 삘에 내스타일이 아니었다
내내 들으면서 느꼈지만 거물 피아니스트들의 베토벤과는 살짝 다른 스타일이었다
조성진 본인이 자신은 베토벤의 음과 잘 맞지 않는다? 이런 말을 했다고 클갤 후기에서 본 것 같다
30번은 사실 잘 모르는 곡이라... 백건우 버전만 듣고 갔는데 이건 괜찮았다.
내가 자세히 아는 곡이 아니라서 그런감.
아 그리고 1부는 참 기침소리 등이 그렇게 거슬릴 수가 없었다(2부에선 더 가관이었다는...)
내 옆에 앉은 커플이 조낸 꽁냥대서 1부끝나고 매너좀 지켜달라고 한소리 했다.
이건 열폭이 아니라 기본 공연관람예절이 없는걸 지적한거다. 감상에 방해되니까...
그렇게 드뷔시 Images II로 2부가 시작됐다.
드뷔시도 사실 잘 모르는 작곡가이다. 기껏해야 달빛?
그리고 여기서 반성포인트는 신보를 제대로 안들었다...ㅠㅠ
죄송해요 갓성진님 예판구매까지 했는데 대충대충들어서 흑흑
신기한건 앨범이랑 거의 비슷하게 쳤다
터치에 감성이 듬뿍 묻어난 연주라고 해야되나...
클갤러들이 조성진 드뷔시 격하게 찬양하는 이유가 있긴 있는가봐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
하 정말 오늘 오길 잘했다는걸 이거 들으면서 내내 표정을 몇번이나 바꾸면서 속으로 감탄했다 정말
미쳤다미쳤어... 3, 4악장에선 클갤 후기대로 나도 팬티를 몇번 갈아입을 뻔 했다 ㅠ
사실 쇼피소는 2번만 주로 듣고 3번은 잘 안들었었는데
당분간은 3번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다 ㅠ.ㅠ
3번 끝나고는 박수를 그냥 조낸 격하게 쏟아냈던 것 같다
(이건 아마 네번째 앵콜때일거다)
그렇게 2부도 끝나고
요새 조성진이 팬들을 조련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앵콜을 가장한 3부가 시작되었다
웬걸...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쇼팽 녹턴 20번 유작이라니 으헣어헣
갓성진이 칠때는 저렇게 유리구슬이 굴러가는데 내가 치면 아 이건 아니에요~
두번째 곡은 쇼팽 스케르초 2번.
사실 이 곡은 다 필요없고 임동혁이 무적권 짱이라고 생각했는데 조성진도 그에 못지않게 잘 친다.
콩쿨 앨범판은 그닥 감흥이 없었으나 리사이틀에서의 스케르초 2번은 흐 이것도 죠아
세번째 곡은 스카를라티 피아노 소나타 Kk141
곡이름은 나중에 알았는데 엄청난 기교가 필요한 곡인 것 같았다
처음 접하는 곡이라 흥미롭게 들었다
네번째 곡은 쇼팽 프렐류드 24번
크으~ 파워풀한 24번 말이 필요없죠 이건
마지막에 망치타건에 내 표정도 흐뭇흐뭇
왠지모르게 이때는 기립박수 가야겠다 싶어서 마지막음 딱 끝나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겁나 박수를 쳤다
이렇게 끝나는가 싶었더니 엥 다시들어오네? ㅋㅋㅋㅋㅋ
그렇게 대망의 마지막 곡은 슈만의 트로이메라이...오...오오...오오오................
이 곡은 예전 엄마가 피아노학원 할때 선물용으로 만든 CD에서 처음 접했다
아니무슨 트로이메라이가 이렇게 녹아내리는 곡이었나? ㅠㅠㅠ
생각지도 못하게 아는 곡이 나오는데다가 그 딱딱한 버전이 아닌
저렇게 부드럽게 살살 녹이듯이 치는 저...저거......정말 녹화하고 싶을 정도였다 헝헝헝
그렇게 표값 7만원 그 몇배의 귀호강을 하고 나와보니 사인받겠다고 줄이 무슨...
사인은 꼭 오늘 아니라도 언젠가 한번은 받겠지 하는 주의라 먼발치에서 갓성진의 용안만 카메라에 담고
다시 120km를 달려 나주로 돌아왔다
다음엔 꼭 서울에서 볼 수 있길!
(어휴 난 저 줄 못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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