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예술의전당에 갔다.

가장 최근에 갔던 게... 아마 16년 11월일 거다.
몇 분 늦어서 임동혁 쇼피협 2번 바람맞은 날...ㅋㅋ
무튼 근 1년 반만에 예술의전당을 찾으니 반가웠다.
비만 좀 덜 왔어도 좋았을 걸 웬걸 비가 작정하고 미친 듯이 내린다...ㅠㅠ






교회 끝나고 바로 가...진 않았고
이촌동에서 오통영 충무김밥을 먹고 갔다.
미친 대꿀맛이었다. 내 생애 이런 충무김밥은 처음이었다.
내가 원래 무김치를 안먹는데...무김치까지 깔끔하게 다 먹어버린 그런 맛 ㄷㄷ


무튼 오랜만에 온 예당에서 앨범가게 구경도 좀 하러 갔었다.
입구엔 조성진 베르비에 페스티벌(맞나?) 실황 DVD가 떡하니 걸려있고 11만원.
손열음 모차르트 신보도 나왔고,
짐머만 슈베르트였나..신보도 나왔고
그 외에 기존에 알고 있던 아티스트들, 가물가물한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보고
의외의 10년도 더 전에 나온 유키구라모토, 어쿠스틱 카페 앨범도 보고 나왔다.


점심을 먹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좀 고파서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 다쿠아즈 하나를 샀다.
역시 대창렬...무슨 두개 합쳐서 8천원이나 하냐 ㄷㄷ
무튼 급하게 예매해서 급하게 간 공연이었다.
사실 1부는 뭔지도 잘 몰랐고(솔직히 관심 없었고...ㅋㅋㅋ)
2부에 지브리 애니메이션 OST만 기대하고 갔었다.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더라.
뻘쭘하게 혼자 앉고나니 사람들이 우수수 몰려들어온다.






그렇게 1부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 곡은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 pf.신창용 협연이었다.
아 솔직히 리스트 피아노협주곡은 아직 나에겐 너무 난해하다...
악장별 감상평을 적을 것도 없이 듣다 졸아버렸다...ㅠ
다음에 리피협을 들을 일이 있을 때는 좀 더 신경써서 집중해서 듣는 걸로...
아 근데 신창용은 조낸 멋있음. 키는 작은데 미남형임. 잘생김 ㅋㅋ
리피협이 끝나고 나니 베이스바리톤 성악가 권서경씨가 나왔다.
와 비율보소? 기럭지가 ㅋㅋㅋ 와 키는 나랑 비슷한데 거의 공유급이다...
이번엔 마냥 리사이틀 형식의 공연이 아니라 해설이 있는 공연이란다.
음.. 말투나 목소리톤, 억양은 정말 좋은데 해설이 처음이라 그런가 약간 국어책 읽는 느낌이 없잖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줄 정ㅋ벅ㅋ하신 여성 팬분들 함성소리 고함소리 오져버리죠...
그렇게 모차르트 오페라 아리아 돈조반니에 대해 조금 설명하더니만 한번 나갔다 오더니 바로 불러버린다.
'카탈로그의 노래'와 '오, 오라 창문으로' 두 곡을 불렀다.
아 솔직히 뭐 다 좋은데... 이왕 위에 PPT 띄웠으면 가사도 같이 좀 띄워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권서경씨는 능글맞은 표정으로 첫번째 곡에서는 종이(여자들 신상적힌 카탈로그?) 랑 두번째 곡에서는 장미꽃 들고 나와서 이리저리 모션을 취하면서 노래하는데,
이게 가사 뜻을 전혀 모르니까 좀 공감이 덜 되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 ㅠㅠ
뭐 어쩔 수 없지, 좋다.
세 번째와 네 번째 곡은 테너 조민웅 성악가의 '그녀 마음의 평안을 위하여'와 '나의 애인이여' 였는데
등장할때부텈ㅋㅋㅋ엌ㅋㅋㅋ개빵터져버렸닼ㅋㅋㅋ
와.. 아니뭐 키나 몸매 그런걸 떠나서 이 형님 표정이 너무 매력적인거다 ㅋㅋㅋ
약간 시종일관 무표정한? 정색하는 그런 얼굴로 쭉 가버리니 이게 은근히 개웃김ㅋㅋㅋㅋㅋㅋㅋ
걷는 것도 죄송하지만... 펭귄이 걷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거의 95%정도 되는 것 같았닼ㅋㅋㅋㅋ
와 근데 목소리는 포텐터져버림. 권서경씨와는 또 다른 깊고 웅장한 울림이 있는 느낌.
간만에 듣는 레알 성악가의 시원시원한 목소리에 내용을 몰라도 반할 것 같았다.

그렇게 두 사람 각자의 독무대가 끝나고 스페셜무대가 시작되었다.
권서경씨가 기획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특별히 준비했다면서 곡들을 소개해주었다.
첫 번째 곡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이룰 수 없는 꿈'.
뭔가 했더니 신입사원입문반 뮤지컬 때 내가 속한 2막 끝자락 때 했던 곡이었다.
맨날 되도 않는 개사만 해서 처부르다가(...) 오리지날 버전을 들으니 뭔가 신선했다.
두 번째 곡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조민웅씨가 불렀는데... 단편만 알고 있는 곡을 이렇게 쩌렁쩌렁하게 불러버리기 있습니꽈?
너무 감동이었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곡의 재발견? 진짜 잘 부르더라.
(사실 성악은 많이 안접해봐서 뭐라고 평가를 해야 할지 잘... 양해바랍니다.)
세 번째 곡은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 이었는데, 두 사람의 듀엣곡이었다.
뭔가 유쾌한 느낌의 곡이면서 반복적인 가사 덕분에 중독성도 있는 그런 곡이었다.
사실 이 날 성악곡 중에는 저게 기억에 제일 많이 남았다...ㅋㅋㅋㅋ
마지막 곡은 '리멘시타'. 기억안남. ㅋㅋㅋㅋ



그렇게 인터미션간 주차정산도 하고(와...7~8월 주말은 혼잡요금 50% 가산 실화냐. 덕분에 7500원 냈네.) 2부가 시작되었다.
사실 이 공연에서 내가 제일 기다린 순서이기도 하고, 기대를 많이 했다.
아니나 다를까, 신창용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저 손놀림 ㅠㅠ
지브리곡은 이떄까지 전부 녹음반만 들어보고, 라이브로 듣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첫 곡인 '인생의 회전목마' 는 시작부터 피아노 선율이 그냥 녹아내려버린다...
그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도 장난 아니다. 준비 많이 했구나라는 느낌이 팍팍 든다.
두 번째 곡은 '아시타카의 전설'. 원령공주 OST라고 하면 잘 알아들을 것 같은 그런 곡이다.
이 곡은 뭔가.. 진짜 제목 값을 하는 그런 느낌이 난다.
오랜 시간을 거쳐 내려오는... 옆에서 차가운 김(?)이 칙~하고 뿌려지는 가운데 조금씩 읊어지는 그런 전설같은 느낌?
무튼 세 번째 곡은 '세상의 약속'.
이 곡은 듣고 있으면 아련함이 몰려오는 그런 곡...
뭔가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그런 느낌의 곡이다.
네 번째 곡은 '어느 여름 날'.
희한하게 기억이 잘 안난다... 하긴 공연 보고 2주도 넘어서 쓰는 글이니 그럴 법도 한 것 같다.

그렇게 신창용 협연곡을 전부 마치고 오케스트라 단독 곡이 시작되었다.
첫 번쨰 곡은 '바다가 보이는 마을+편지'.
마녀배달부 키키를 보지는 않았지만, 항상 지브리 OST에 꼭 끼어 있는 음악이다.
빰빰~ 빰빰~ 빰빠밤빰빰~ 이라는 도입부가 굉장히 매력적인 곡이다.
두 번째 곡은 '벼랑 위의 포뇨'.
피아노가 같이 곁들여지면 더 좋은 곡이 될 것 같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오케스트라만으로도 그 발랄한 느낌을 충분히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세 번째 곡은 '이노센트'.
얘도 모르는 곡이다 보니 기억이 잘 안남...
그렇게 예정된 프로그램을 모두 마치고 앵콜곡(이라고 하기엔 순서지에 써있잖아!) 으로는 이웃집 토토로가 나왔다.
이때까지 단 한마디도 안하던 지휘자님이 우리의 이웃엔? 이라는 드립쳐가시면서(...ㅋㅋ) 진행하셨다.
역시 뭐 기대 이상의 곡이다. 굳이 평할 게 없이 너무 좋았다.

5시 좀 넘어 공연이 전부 마치고...
배도 좀 고프고 이대로 돌아가긴 뭔가 아쉬워서 예당 1층 편의점가서 삼각김밥 하나 사먹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에이 이젠 가야지 하고 주차장으로 가던 찰나
헐? 신창용님이 주차장 입구에 떡하니 서서 몇명과 얘기하고 있는거다!
불현듯 같이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야겠다 싶어서 최대한 자연스러운 척 폰보는 척 하다가
얘기 끝나고 각자 갈길 가자마자 부리나케 뒤쫓아가서 불러세워서 사진한장 찍고
자연스럽게 오늘 광주에서 올라온 척 하며 오늘 공연 너무 감동이었다고 잘봤다고 고생하셨다고 인사한 다음에 뒤돌아서 가려는데
이젠 뒤에 지휘자님이 또 등장하는거다 ㅋㅋ
관객이라고 밝히는 걸 까먹고 오늘 너무 고생하셨다고 잘봤다고 또 인사드리고 차타러 갔다.
다들 실물이 왤캐 잘생긴거야 스벌 ㅠㅠ 내가 이길 수 있는 건 달랑 키밖에 없었다는 것인가.




무튼 그렇게 명재집 갈까 하다가 맥도날드에서 커피랑 치즈스틱 사서 먹고 할매집으로 돌아가서 냉면으로 저녁을 끝내고
짐을 싸며 본격적으로 재 귀양 절차를 밟았다. ㅎㅎㅎㅎ

p.s 요새 내가 쓴 공연관람평을 읽어보면
이건 뭐 사람보러 간건지 작품을 감상하러 간건지 모르겠다 ㅋㅋㅠㅠ
물론 아티스트도 중요하지만, 작품에도 좀 더 자세한 관람평을 남길 수 있도록 공부하고 공연 볼 때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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